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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영화or책

어제 허스토리를 봤습니다.

허스토리


백수가 된 이후로 본영화가 여럿 있는데(실은 연애를 하면서...)


어제는 HERSTORY 란 영화를 보았습니다.


부산지역에 거주하시는 일본군 전쟁범죄 피해 할머니 분들이


시모노세키 하관(관공서인듯 합니다) ↔ 부산(거주지)을 오가며,

일본군 전쟁 중 일으킨 성노예, 근로정신대 전쟁범죄에 대해

일본정부에 정부차원 사과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과 판결결과까지의 사건을

부분 각색하여 제작된 영화!


라고 들었습니다.



저의 경우엔 귀향이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그 당시에는 거의 분노와 눈물을 훔치느라 정신이 없던 영화였던 기억이 납니다.


이 영화에서도 분노와 눈물은 같습니다.


그러나 다른 부분이라면 고통을 전달받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글을쓰면서 생각을 정리해보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귀향은 시청자를 고통의 현장에 데려다 놓고 시청자가 비극을 직접 관찰하게 만든 영화였다면,


허스토리에서 과거는 단 1도 나오지 않습니다.

과거는 오로지 영화상에 있는 할머님들께서만 다녀오십니다.

시청자는 그 과거를 할머님의 입과 눈빛을 통해, 신체에 남긴 잔인한 증거를 통해 관찰합니다.


감정을 느끼게 되는 방식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고통을 느끼지만,

귀향은 내가 직접적인 고통을 받는 것 처럼,

허스토리는 할머니의 고통을 내가 느끼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실제 일어난 사건만 봤을 때는 해피엔딩은 아니었습니다.

그나마 사법부에서 도의적 책임은 인정해야함을 판결문에 남긴게 희망적입니다.

판결문에서 전례가 남았단 것은 차후 유사한 소송이 진행될 때

그와 유사한 방향으로 판결이 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뭐 위에건 제 사족이었고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바는 마지막 장면에도 나타나지만

서로 존재조차 모른채 살아가던 할머니들이

서로가 있음을 알고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연민을 느끼며

서로 친구가 되어감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책임에 대한 부분인정이란 결과를 얻었음에도 영화가 끝날때 쯤엔 저릿하면서 따뜻합니다.


뭔가 귀향과 비교만 하다가 인터뷰를 차용해서 마무리 지으려하네요.

마무리를 어케 지을지 한참 고민했는데

세가지를 언급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마무리1.

저는 HERSTORY를 영화 서두에서 보여주듯이

HISTORY에서 할머님 분들을 지칭하는 HER로 바꾸어진 것이라 여겼습니다.


그러나 찾아보니 영화감독이 "여성중심의 여성사관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과거 자신이 만든 성소수자를 다룬 영화 Her Story의 이름을 새롭게 가져온 것입니다.

#감독인터뷰 링크


마무리2.

영화상에서 재일교보 변호사인 이상일 변호사(배우 김준한)가 한 대사가 인상 깊었습니다.

"(재판에서) 이기기만 하면 다에요? 이기면 정의입니까?"

"그럼 이 재판 왜해요? 우린 약했고 일본은 강해서 일본이 이겼는데 그럼 그때 한 행동이 정의겠네?"

흠.. 어떻게든 재판에서 이겼으면 하는 바람에 사로잡혀 몰두하고 있었는데...

뒤통수를 한대 맞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마무리3.

영화상에 문정숙 단장(배우 김희애)와 친구 신사장(배우 김선영)이 뽀뽀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게 감독이 만들었던 영화 Her Story의 암시였더군요.